본문 바로가기
하루하루 기록하기/대기업 퇴사일기

[대기업퇴사일기] 2. 처음 퇴사를 고민했던 이유

by hobbiz-study 2018. 7. 14.
반응형



내가 처음으로 퇴사를 고민했던 이유는 회사에 대한 불만, 사람에 대한 불만이 제일 컸던 것 같다.

대기업 이름만 보고, 내가 관심있는 분야라는 이유로 입사했던 처음에는 마냥 너무 좋았던 회사였는데,

왜 3년만에 지긋지긋 하게 되었는지 다이어리에 적혀있어 정리해보았다.

이건 작년 6월에 적어놓은 퇴사하는 이유ㅎㅎ (그때 당시엔 꽤나 확고했다)


1. 보람을 느낄 수 없다

: 잘 되면 윗사람 덕분이고, 실수하나 나오면 자기가 한 게 아니라는걸 찾으려고 누구한테 뒤집어 씌울까 책임회피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다.

 일부 젊은 사원~대리급들은 열심히 일할 필요도 없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여유 따윈 없다고 생각하며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일은 하면할수록 더 많아지고, 결국 번아웃 증세를 보이며 문제가 생기곤 했다.


2. 쓰고 버리는 것 같은 회사 인력

: 20년 넘게 승승장구하며 다닌 임원도 해고통보한 바로 다음날 짐싸서 집으로 가더라, 인사도 다 못하고 고개도 못들고 도망치듯이...

 과장, 차장 등 연차가 오래된 사람은 아슬아슬하게 회사생활을 하며 잘 버티지 않는 한 권고사직 대상자가 된다.

 만약 안나간다고 버티면? 쟤 힘들게해서 내보내! 온갖 힘든거 다 시키면서 지치게 해서 내보낸다.

 열심히 해서 버티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스트레스도 커져가는게 눈에 보인다.


3. 회사의 발전이 없다.

: 이건 그냥 우리회사 다니면 알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있다. 

  성장성이 있고, 동기부여가 되는 회사라면 의미부여하며 버틸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회사의 업종 자체가 점점 힘들어지는 업이었다.


4. 일하는 선배들의 마인드

: 까라면 까,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 티나지 않게 적당히 때워! 아닌걸 알면서도 그냥 해야하는 분위기다. 

  나중에 후폭풍이 올 것을 예감하면서도 그냥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 문제가 될 것을 얘기하면 나도 아니까 그냥 좀 해!

  대부분의 일이 위에서부터 이런식으로 내려오는데, 틀린걸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회사에서 계속 삽질만 하고있다.


5. 창의성이 필요한 업이지만 옛날방식 그대로

: 군대문화, 공무원문화, 윗사람한테 욕 안먹는게 목표다. 여기서 무슨 창의성을 말하나.

  오래된 대기업의 안좋은점이 옛날방식이 그대로 답습된다는 것이다.

  실적이 안나오면 왜 안나오는지를 찾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옛날에 이렇게 했을땐 잘 됐었다며 옛날수법으로 일을 다시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계속 실적이 안나오면 또 윗사람이 갈아치워지고, 왜 이따위로 일을하고있냐 개선해라! 했다가 또 실적 안나오면 다시 옛날수법으로 했다가ㅋㅋㅋ


6. 폭언이 난무해도 아무런 조치가 없음

: 회사에 아직도 쌍욕하는 것에 거리낌 없는 윗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걸 인사팀에 신고하더라도 인사팀도 힘이 없어서 조치를 못한다.

  그러면 욕잘하는 윗사람들은 자기가 되게 쎈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 밑에 사람들도 그걸 따라한다ㅋㅋㅋ

  무슨 고딩때 욕좀하면 일찐인줄 아는 애들처럼(?) 그런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7.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 이건 그냥 회사를 다니면서 몇년 후의 내가 될거같은 선배들을 보면서 생각이 든건데,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안일하게 월급받으면서 살다가 나중에 아무 능력없이 잘리면 그때가서 갈곳이 없을 것 같다.

  특별한 기술이나 이런게 없고, 그냥 알바들이나 계약직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몇년째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연봉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회사여서, 오래 다닐수록 힘들어 질 것 같았다.


8. 퇴보하는 회사문화

: 위에서 말한것처럼 20년 전에는 잘됐었는데? 그럼 20년 전처럼 해보자!! (시장과 소비자가 그때랑 너무 다르다고ㅠㅠ)

 주말근무, 야근은 많이, 휴가는 NONO, 매출은 압박해서 미리찍어라, 생산은 하청업체 쥐어짜서라도 빨리만들어라

 행사에 본사 젊은직원들 춤추기, 술자리는 끝까지 가야지~


9. 사장이 판단 미스한 건 적자가 나도 접을 수 없다.

: 회사가 휘청휘청해도 사장이 시작한거니까 그냥 덮어둬~

  이거때매 적자나는게 얼만데 나 입사할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하고있다.


10. 같이 일하는 사람이 참을 수 없이 싫다.

: 정말 많은 노력을 했지만 적응을 할 수 없었던 사수의 성격. 

  그 전에 좋은사람들과 함께 일했던 기억으로 희망을 가지며 버텨보려했지만, 당장 같이 일하는 사람이 너무 싫으니 미칠 것 같았다.

  애정결핍, 정서불안, 오락가락 감정기복, 퇴근 후~ 출근 전~주말 카톡, 화장실가면 어디갔냐고 찾기, 인생선배인척 꼰대짓 등, 이사람이랑 일하다가는 우울증 걸릴듯

  하지만 이사람보다 더 심한 사람도 한둘이 아닌것을 보면서, 이사람만 피한다고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적어놓고 한달 뒤인 7월달에 부모님께 말씀드리기로 결정했었다.

하지만 그 뒤로부터 마음을 정리하고 회사를 다시 다니기로 결심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 포스팅에 적어보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