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한국 방문 이후 감기가 안떨어져서 111(NHS)에 전화하고 GP에 방문 한 후기를 올렸었는데,
이번엔 갑자기 열이 38.5도 까지 올라가서 진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과정에서 화나는 부분도 있었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불안했기에,
혹시 비슷한 처지의 한국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해서 글을 쓴다.
지난 번에는 열이 안나고 감기기운만 있었기 때문에, 나도 크게 걱정은 안하고 설마하면서 111에 전화를 했었는데,
이제는 영국도 꽤 많이 퍼진 것 같아서 검사 결과 나오기까지 걱정을 많이 했다.
나는 원래 감기에 걸려도 열은 거의 안나는 편인데,
금요일, 토요일 잘 놀고 일요일부터 몸이 으슬으슬 하더니, 일요일 저녁부터 열이 나고 얼굴이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몸이 아팠다.
열을 재보니 37.5도~새벽에는 38.7도? 까지 열이 올랐다.
평소에 재면 36도 밖에 안나오는 체온계였어서 상태가 심각하다고 느꼈다.
일하고 있는 학원에 연락을 해서 다음날 쉬기로 하고, 111에 전화를 걸었다.
이 전화 시스템이 계속 바뀌는 것 같은데, 내가 전화를 했을 때는 중국, 한국, 이탈리아 등 위험지역에 14일 이내 여행한 사람들은 1번을 누르라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다른 정보를 얻고 싶으면 2번, 3번을 누르라고 하는데 그걸 누르면 자동응답기가 '온라인 NHS에 방문해서 주의사항을 읽어봐' 뭐 이렇게 넘어가고 끊어버리는 시스템이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111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화를 해보니(상담원 연결은 하지 않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집에서 있으라고 하고 집에 있을 거면 NHS에 전화 안해도 된다고 권고를 하고 마는 듯, 증상이 심하고 일상 생활이 불가한 경우에만 상담원이랑 연결을 해서 조치를 하는 듯 하다.
암튼 그 때 나는 열이 펄펄나지만 한국에 다녀온지 14일이 지났기 때문에 상담원과 연결 될 아무런 선택지가 없었다!
(아니 영국 내에서 옮을 수 도 있는 거 잖아??)
GP를 가야하나 싶어서 이것저것 뒤지다가, 온라인 GP로 접수를 하면 나에게 전화를 해주는 시스템을 발견하고 신청했다.
신청 한 시간이 저녁 9시 쯤이었는데, 12시쯤 전화가 왔다.
내 증상을 다 설명하고 나니, 너는 한국에서 온 지 14일이 넘었기 때문에 검사 대상이 아니란다.
그래서 내가 "그럼 나 내일 GP 가도 돼?" 하니까 뭔가 걱정이 됐는지
음... 하더니 "조금만 기다려봐 내가 다시 전화걸게" 그리고 1시간 후에 또 전화가 왔다.
"너가 증상이 있으니까 전문가(닥터라고 안하고 뭐시기라고 했는데 정확히 모르겠음)랑 얘기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잠시 후에 전문가가 전화를 걸거야. 전화 잘 보고있어" 그러고 또 끊음.
이때가 새벽 1시였는데, 나는 아파 죽겠고 전화는 안오고ㅠ_ㅠ 진동으로 해놓고 손에 꼭 쥐고 졸았다.
새벽 세시쯤 전화가 옴 "나 누구인데 증상 말해봐." 또 똑같은 얘기를 하고. 증상을 또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결국 그 사람이 "너 열이 나니까 코로나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가 팀을 보낼게. 괜찮겠어?"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내가 혹시나 해서 "그래서 다음 스텝이 뭐야? 나 기다려? 코로나 테스트는 어떻게하는거야?" 이런 걸 다 물어봤는데
자기들이 곧 연락할 거니까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전화를 꼭 보고 있으라며.
그래서 나는 밤새 기다렸다ㅋㅋㅋ 전화를 꼭 쥐고 밤새 기다렸는데 전화가 안오는 거!!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어서 계속 기다리다가 다음날 111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이랑 연결 될 고리가 1번(위험지역에서 온 지 14일 이내인 경우)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걸 누르고 상담을 시작했다.
"나 어제 NHS에서 전화를 받아서 너네가 코로나 테스트 보내준다고 했는데 전화가 안왔어" 그러니까 또 이것저것 물어보고
"너 한국에서 한 달 전에 왔다며? 그럼 너 테스트 대상 아니야" 이러는 게 아닌가?
"아니 너네가 어제 전화걸어서 테스트를 위한 팀을 보내준다고 했다고"
"노노노노, 무슨 소리야, 우린 그런식으로 일을 하지 않아. 너는 14일 지났기 때문에 대상이 아니야" 이러고 있음...
내가 슬슬 열이 받아서 계속 어제 상황 설명을 하니까, 또 의사인지 뭔지에게 연결해주겠다면서 전화를 돌림.
다음 전화 한 20분 기다려서 또 똑같은 증상설명, 상황설명을 했더니.
"너는 14일 지났기 때문에 대상이 아니야"이 소리를 또 한다.
그래서 내가 "너네 혹시 나랑 통화한 기록같은거 없어? 데이터베이스에 뭐 적혀진 거 없어?" 물어보니까
"우린 상담원이 다 다르고 여기 너 기록 없어. 너 14일 지났으니까 검사대상 아니야." 계속 이 말만 하는거다.
그래서 "나 그럼 GP로 가라는 거야?" 그랬더니 "응 GP로 가"이러고 계속 "바이바이바이" 전화 끊으려고 발악.
하 진짜 밤새 기다린게 억울하고 너무 짜증났다. 그래서 나는 결국 GP로 갔다.
어제 혹시 몰라 오전 10시에 예약을 해놓긴 했는데, 얘네랑 전화하다가 거의 12시가 됐다.
GP에 가서 나 열나서 NHS에 전화했는데 GP로 가래 이랬더니
또 그노무 리셉션것들이 호들갑을 겁나 떨면서 "너 한국에서 온 지 며칠됐어?" 이러는거다
"나 한 달 넘었어" 이랬더니 "5주 안됐잖아!! 너 여기 오면 안돼!!"이러면서 겁나 짜증을 내는 거.
아니 5주는 어디서 튀어나온 것임??
NHS에서는 2주 지났다고 안봐준다하고 GP에서는 5주 지나야 된다고하고 그럼 3주 4주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함?ㅋㅋㅋㅋ
내가 "NHS에서 2주 지났다고 GP로 가라고 했어" 이랬더니 겁나 짜증을 내면서 절대 안된다고.
아니 나 여기서 2주전에 진찰받았는데 먼 개소리야ㅋㅋㅋ
암튼 나는 그렇게 GP에서 쫒겨나고 근처 워크인 센터로 갔다. (근처도 아님 버스타고 30분 감)
거기 갔더니 거기 리셉션도 일단 받기 싫어함, 그래도 거긴 2주 지났다고 진찰은 해줬다.
한 1시간 기다려서 의사를 만났는데, 의사가 맥박을 재보더니 맥박이 빠르대.
"너 긴장했니?"물어봐서 "아니 긴장 안했어" 했는데,
나중에 "너가 지금 긴장해서 맥박이 빠르고, 열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야 해열제 사서 먹어"ㅋㅋㅋㅋㅋ
아니 긴장 안했다니까?ㅋㅋㅋㅋㅋ
일단 그렇게 전혀 믿음이 안가는 진료를 받고, 진찰받았다는 레터를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다.
학원에 얘기하니 너 레터에 코로나 바이러스 아니라는 얘기가 없다면서 그거 써있어야 될 것 같다고ㅋㅋㅋ
아니 코로나 바이러스면 레터를 이렇게 안주겠지!!
"나 지금 병원 다시 갈 힘없으니까, 진짜 필요하면 나중에 좀 나아지고 다시 가볼게" 이러고 말았다.
열은 내리지가 않고, 이틀을 덜덜 떨면서 버텼다. 학원에서는 그냥 금요일까지 일단 쉬고 얘기해보자고 해서 그냥 푹 쉬었다.
요새 안그래도 일 그만둘까 어쩔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천천히 생각도 할 겸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화요일 오후에 전화가 옴ㅋㅋㅋㅋ 잉?
"나 NHS 누구인데~ 너 아프다며? 우리가 곧 팀을 보낼게 집에 있어! 전화를 잘 보고 있어야 해~"ㅋㅋㅋ
아니 나 이미 검사 안해준다고 GP가라고 해서 GP도 가고 워크인도 가고 슈퍼도 갔는데?ㅋㅋㅋ
그렇게 또 화요일 내내 연락이 없고, 수요일 저녁이 다 되어서 검사하는 사람들이 왔다.
검사도 진짜 대충함. 옷을 왜 우리 집 앞에서 갈아입는거야?ㅋㅋㅋ
두명이서 웃고 떠들면서 우리 집 앞 복도에서 옷 갈아입는데 너무너무 느려!! 속터져 환장.
암튼 옷은 한 15분 동안 갈아입고 검사는 1분하고 끝남.
얇은 면봉 같은거를 코에 넣었다 빼고, 다른 면봉으로 입 안쪽 넣었다 빼고 그거 가져가서 검사하는 시스템이었다.
검사비는 없고 무료였다.
내가 언제 결과 나오냐고 물어보니까, 5일 이내라고ㅋㅋ
아니 왜 한국은 하루인데 너넨 5일이냐ㅠ_ㅠ 검사도 다 안해주면서!!
암튼 나는 그렇게 폰을 쥐고 또 5일을 기다리고, 아마 주말은 제외였을까, 수요일날 했던 검사 결과를 그 다음주 월요일 저녁에 받았다.
다행히 음성이라고ㅎㅎ 아 근데 난 왜 아직도 기침을 하고있는거지ㅠ_ㅠ
그 5일동안 엄청 우울했다. 진짜 코로나이면 어떻게 해야 되지, 플랏메이트들이나 학원에 옮겼으면 어떡하지.
별의 별 걱정을 다 했다ㅠㅠㅋㅋㅋ
그래도 음성이라고 결과를 들으니 속이 후련하고 이제 좀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그 전에도 잘 쉬긴 쉬었다ㅋㅋ)
결론은, 현재 영국에서는 증상이 있다고 다 검사를 하진 않음.
검사를 한다 해도 검사하러 오는 것 부터, 검사 결과 받기까지 겁나 오래 걸림. (아픈 시기로부터 1~2주 소요)
그리고 한국같이 내가 불안해서 내 돈 내고서라도 하는 그런 시스템은 없는 듯 하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거의 끼지 않고 있음. 마스크를 끼라는 권고가 전혀 없음. 손을 잘 씻으라고만 함.
세인즈버리, 테스코 등 대형 슈퍼마켓에 두루말이 휴지 진짜 없음ㅋㅋㅋ
계란 없음, 우유 없음, 파스타 면 없음...ㅋㅋㅋ 사재기 종목이 진짜 다르다ㅋㅋㅋ
나 이제 진짜 휴지 3개 남아서 사야하는데, 휴지 다 돌아다녀도 안팔길래
아마존 프라임 가입하고 아마존 프레시 가입해서 40파운드어치 쓰잘데기 없는 장을 본 뒤에 휴지 9묶음 짜리 3개 겨우 샀다.
그 마저도 1주일 후에나 배송 해 준다고, 어쩌면 취소될 수도 있을 듯 하다.ㅋㅋㅋ
휴지 없으면 어떻게 살아야하짘ㅋㅋㅋ 손으로 닦아야하나...
암튼 지금 영국에 여행오려는 사람들은 좀 말리고 싶다. 코로나 걸리는 건 둘째 치고, 걸려도 뭐 조치가 딱히 없을 것 같기 때문...
빨리 상황이 안정되어서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어쨌든 나는 일주일을 더 쉬면서 잠시 내려놓았던 생각이란 것을 다시 해봐야겠다!
다들 몸 건강히 화이팅!!
<영국 NHS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보>
https://www.nhs.uk/conditions/coronavirus-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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