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후 힘겹게 일을 구했다ㅋㅋ
이번엔 영어학원에서 행정, 마케팅, 상담업무를 하게 되었다.
런던 1존에 위치한 작은 영어학원인데 쌤들도 다 원어민이고 같이 일하는 보스들도 원어민이라 영어를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이번 취업준비 할 때는 사무직 위주로 지원서를 냈고, 피드백은 많이 받았는데 제일 큰 문제는 비자였던 것 같다.
일단 비자상태 물어보고 10개월 남았다고 하면 답장이 없거나,
아예 솔직하게 '너 비자가 너무 짧아서 안될 거 같아 미안!' 이렇게 답변이 오기도 했다.
가끔은 면접도 보긴 했는데, 면접에서 비자상태에 대해서 얘기하면 인터뷰어들 표정이 굳어지는 게 느껴졌다.
이 나라에 얼마나 많은 EU출신들이 영어도 잘하고 비자 없이 일할 수 있는데, 왜 1년도 안남은 사람을 뽑아다가 교육을 시키겠는가ㅠ_ㅠ
지원을 하면 할수록, 면접을 보면 볼수록 점점 자신감이 사라지고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이었다.
비자도 비자이지만 영어도 문제였던 것 같다.
인디텍스를 그만두고 다시 일을 구하려고 할 때에는 나름 이제 영어로 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자감이 있었는데,
면접에서 심도있는 질문을 받으면 문법 파괴, 모호한 대답으로 얼버무리게 되더라...
그리고 아직도 너네 영어 다 못알아듣겠다!!!ㅜㅜ
전화인터뷰 할 때에도 잘못 듣고 다른 대답을 하기도 했고, 내가 말하면서도 헛소리 하는게 느껴져서 자책하기도 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나니까 조급한 마음에 작은 한국 회사들도 다 지원하고 세일즈 업무도 다시 지원했다.
그렇게 12월 초, 이번 취업준비의 마지막이었던 그 즈음.
나는 이주에 걸쳐 5개 넘는 면접이 잡혔고, 그 중 2개는 한국회사, 2개는 영어학원, 1개는 레스토랑 매니저직이었다.
첫번째 영어학원과는 전화인터뷰를 했는데, 비자 말하자마자 또 빠이.
그리고 두번째 영어학원에서 면접을 목요일날 보기로 했는데!
바보같이 면접 일자를 다음날로 잘못 알아가지고 면접을 빵꾸냈다ㅠ_ㅠ
그 중 여기서 제일 일하고 싶다고 생각해는데 그걸 놓친것!! 너무 어이가 없었다.
왜 안오냐는 메일을 받자마자 '잉? 으아아아아아??!!!' ㅋㅋㅋㅋ
그냥 솔직하게 '나 면접일자 헷갈렸어... 혹시 내일로 바꿔주면 안될까? 진짜 미안해!' 이렇게 보냈다.
사실 90% 포기했는데 다행히 다음날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ㅋㅋ
'면접 일자도 못챙기는 애를 누가뽑아!!' 이러면서 혼자 자책하고 징징대면서 꾸역꾸역 준비했다ㅠ_ㅠ
면접에 갔더니 인터뷰어가 '무슨일이었던거야!!' 막 이러면서 호들갑 떨길래 나도 같이 '미안해!! 내가 미쳤나봐!! 할말이 없어!!'
그냥 이렇게 징징대고 쏘리쏘리!!! 하면서 면접을 시작했다ㅋㅋ
면접준비 많이 못했고, 홈페이지도 제대로 못봐서 '우리학원 홈페이지에서 특이한 수업 못봤어?' 물어봤는데 의도와 다른 대답을 했다.
그래도 한국어도 할 수 있고, 중국어도 할 수 있고, 마케팅도 관심 많고 한국에서 대기업 일해서 행정업무 잘 할 수 있다고,
무엇보다 나도 영어 공부할 때 어려움을 많이 느껴서 학생들의 심정을 잘 공감할 수 있다고 어필을 했고 생각보다 면접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당시 면접에서 느낌이 좋았고 인터뷰 끝날 때 쯤 인터뷰어가 시급이랑 자기들 업무랑 이런걸 막 설명해주길래 '어 나 뽑혔나?' 했는데
이 인터뷰 결과가 좋으면 다음주에 2차 면접이 있다고ㅋㅋ 아오 무슨 2차까지 봐ㅠㅠ
다행히 2차 면접 제의를 받았고, SWOT 분석까지 해오라고...ㅋㅋㅋ 대기업 면접 못지 않았다.
경영학과 시절 지겹게 했던 SWOT 분석인데 오랜만에 그것도 영어로 하려니 쉽지 않았다.
그래도 그냥 마음을 비우고 완벽하진 않지만 내 나름대로 준비해 간게 2차 면접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차 면접은 학원장이랑 저번 인터뷰어가 함께 보았는데 둘 다 칭찬을 많이 해줬다.
그리고 한국회사 면접 몇개 보고, 두군데에서 잡 오퍼를 받았다.
그리고 레스토랑 매니저직 면접도 봤다.
백화점 안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한식 퓨전 식당이라 한국인을 선호하는 듯 했다.
면접관이 막 내 이력과 여행 스토리와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며 참 분위기가 좋았다.
아직 오픈 준비중인 식당이라서 공사중인 내부까지 보여주고,
내가 제시한 연봉보다 더 많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거의 잡오퍼를 받은 것 같았다.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면접 끝나고 밥을 사주겠다고 해서,
뭐 그러자 하고 따라갔는데 엄청 팬시한 수제버거집에서 와인까지 시키는 것이 아닌가?
음? 난 여기서 일할 생각이 아직 별로 없는데... 너무 과하다 싶었는데
밥 먹으면서 또 막 영화를 보러가자는 게 아닌가?ㅋㅋㅋ
하... 망할 이 아저씨가 나를 꼬시고있네ㅋㅋㅋ
'나 약속있어서 밥먹고 빨리 가야돼' 이러고 꾸역꾸역 밥을 먹고 있는데
영어학원에서 합격했다는 메일이 왔다ㅋㅋㅋ 빠잉
이번 취업준비 꽤나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 얻어서 다행이다.
막 엄청 팬시한 일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내가 원했던 영어 쓰는 사무직 업무 할 수 있어서 기쁘다.
게다가! 일 시작은 12월 중순에 했는데,
일주일 일하고 나니, 크리스마스~새해까지 연휴라고 일 시작하자마자 또 다시 8일 휴가를 받았다. 야호!
일의 대부분은 메일 상담, 학생 상담, 학원 행정업무, 소셜미디어 등 마케팅 관리이다.
한국어로 했으면 진짜 너무 간단한 일이지만 영어로 하려니 모든게 새롭고 어렵다ㅠ_ㅠ
인스타에 간단한 사진 하나 올릴때도 문법은 다 맞는지 꼼꼼히 체크해야 하고,
영어 메일 보내기, 증명서 만들기, 등록 확인서 보내기 등등 다 완벽한 영어가 필요한 업무이다 보니까 꽤나 도전적이다.
다행히 일 시작하자마자 휴가가 있어서 이 휴가기간동안 열심히 영어공부 해서 내년부터 덜 고생할 수 있게 해봐야지!
또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바라며!
화이팅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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