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신은 죽었다"의 의미는?
Friedrich Nietzsche (Philosopher)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명쾌한 이해를 하지 못하던 나였다. 여러 자료를 찾아보아도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명언은 아리송했다. 이번에 아트앤스터디라는 곳에서 인터넷 인문학 강의를 수강하며 "신은 죽었다"라는 말이 무슨뜻인지, 또 니체는 무엇을 주장했던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우선 강사님 소개를 하자면 성함은 '백승영'님.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연구원이시고, 니체 전공이라고 한다. 니체전공이라니 이런 것도 있구나. 수상내역과 저술활동도 화려하시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갔고 열심히 듣게 되었다.
니체는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고 선언함으로써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서구사회의 전통적인 기독교적 가치관을 완전히 뒤엎는 파격적인 선언이었다고 한다,
1. 플라톤의 형이상학적 이분법
우선 니체를 공부하기 전에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알아야 한다.
플라톤은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생각했다. 하나는 본질적 세계인 '이데아계'이고, 또 하나는 이데아계를 모방한 '현상계'이다. 현상세계는 이데아를 존재 근거로 해야만 성립 가능하다는 것이 플라톤의 이데아론이다.
즉 생성, 변화, 소멸하는 현상계와 불변하는 존재의 세계로 이원화를 해놓고, 그 중 존재의 세계가 현상계보다 모든 면에서 고차원적이라고 주장했다. 물질보다 정신을 중시했던 것이다.
이러한 플라톤식 이분법이 그리스도교에 이르러 '신의 세계(불변하는 초월 세계)와 '인간의 세계(변화하는 현상 세계)'의 형태을 이루게 되었다. 형이상학적 이분법은 도덕 영역에도 침투하여, '도덕적 선(따라야만 하는 신의 계율)'과 '악'이라는 뚜렷한 이분법을 낳게 된 것이다.
2. 도덕적인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가? 임마누엘 칸트
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도덕적인 사람은 힘들고 고달프게 사는 경우가 많고, 약삭빠르고 악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보일 때가 많다.
따라서 인간 세계를 살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신에 의해 도덕적 실천과 행복 간의 비례 관계가 성립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계속해서 도덕법칙을 따를 명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칸트 1는 3대 비판서에서 물 자체(초월적 자유)와 현상계(자연의 인과법칙)을 구분하고 물 자체의 세계에 (이성 신앙의 대상으로서의)신을 위치시켰다.
3. "신은 죽었다"의 철학적 의미
사실 니체가 "신은 죽었다"는 말을 한 최초의 사람은 아니다. 기독교가 부패하고 억압적인 권력을 행사하자, 니체에 앞서 서양의 지성인들은 기독교에 내재적인 비판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신은 죽었다는 표현을 이미 쓰고 있었다. 즉 종교적 측면에서 이러한 비판이 있어왔던 것이다. 기독교 정신을 회복하고, 그리스도교가 원래 지향했던 바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던 당시의 분위기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주의 신학의 물결 및 보수신학 내 자유로운 성서 이해의 물결, 이 두 가지를 받아들임으로써 탄생한 것이 바로 니체의 신의 죽음 선언이다. 따라서 니체의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은 서구 2천년을 지배해 온 형이상학적 이분법(플라톤주의)에 종말을 고하는 선언이었다.
그 의미를 파악하자면, 서양철학과 종교에 부동의 요소로 붙박여 있던 형이상학적 이분법이 끝났다는 것이다. 니체는 형이상학적 이분법은 존재(이데아,신,도덕)의 세계만 긍정하고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상 세계는 부정하게 되는 비극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실제로 살아가는 세계는 현상세계인데 신의 세계만을 바라보고, 그것이 본질이라고 주장하는 형이상학적 이분법 속에서 현상계를 살아가는 인간은 삶을 허무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허무적 경험과 현상계의 부정은 결국 인간의 자기부정까지 초래하는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형이상학적 이분법은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 니체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니체의 또 다른 저서 '이 사람을 보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내 과제는 인류 최고의 자기 성찰의 순간인 위대한 정오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때 인류는 과거를 회고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우연과 사제의 지배에서 벗어나 왜? 무슨 목적으로?라는 질문을 최초로 전체적으로 제기할 것이다." -니체, '이 사람을 보라' 중에서 인용문에서의 위대한 정오는 그림자가 가장 짧은 시간을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이분법이 사라진 시간인 것이다. 강의 내용, 자료는 (주)아트앤스터디의 강의를 참고하였음을 밝힙니다. 광고 아님. 작성자 본인이 강의 구입하여 수강 후 쓰는 글입니다.
- 칸트: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평생 궁구했던 독일 관념론의 대표적 철학자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