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워홀 이후로 이 블로그에 글을 많이 안썼던 것 같다. 오랜만에 근황을 적어본다.
작년 5월 워홀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올 때 공부하고 싶은게 있다고 썼었는데, 그건 프로그래밍, 개발, 컴퓨터공학 분야였다. 작년 5월 말 한국에서 자가격리를 마치고 6월부터 혼자 예습을 좀 하다가 7월부터는 국비지원 학원에서 6개월간 웹 개발과정을 수강했다. 올해 1월 학원 종강 후 혼자서 또 공부를 좀 하다가 얼마 전 6월 1일부터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취업해서 일하게 되었다!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면서는 나의 삽질과 공부한 기록을 운영하는 다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기술적인 내용들만 있어서 여기에 쓰고싶지 않았다. 여기는 내 우뇌와 감정관련된 블로그로 쓰고, 현실에서 아는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ㅋㅋ 그 블로그는 취업할때도 제출하고 회사사람들도 알고 그런 블로그이지만 요기는 알려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 블로그를 먼저 들어온 분들은 그 블로그를 봐도 됩니다. 궁금하시면 맨 아래 링크 걸어둘게요ㅋㅋ)
개발 공부를 하게 된 계기에는 이 블로그에 적어놓은 모든 고민과 경험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대기업 영업관리일을 하면서는 내가 성장하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그리고 사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서 사람 스트레스를 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었다. 또 영국에서 일을 하면서는 원어민이 아닌 내가, 특별한 기술이 없이는 양질의 일을 구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언젠가 또 외국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 몸뚱이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국에서 일하고, 유럽 여행을 하면서 개발자로 일하는 친구들을 몇 명 알게 되었는데, 그 친구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엄청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고민했던 부분들이 많이 해결되는 일이 이런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침 동네 친구중에 개발일을 취미로 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에게 파이썬 기초를 배웠고, 생각보다 재미있고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에 와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영국 워홀 갔던게 꽤 큰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한달정도 일을 해봤는데 일도 되게 잘 맞는 것 같다! 공부를 엄청 많이 해야하는데, 공부할 게 많아서 너무 좋다! (변태인가?ㅋㅋ)
처음에 블로그 이름을 지을 때 hobbiz로 지으면서 hobby를 business로 삼을 수 있는 인생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염원을 담았는데 그게 어느 정도 현실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하고 싶은게 너무 많고 계속 뭔가 새로운걸 배워야 하는 성격이라 계속 기술이 바뀌고 새로운 걸 배워야하는 이쪽 일이 성격에도 잘 맞는 것 같다ㅋㅋ 나중에는 또 이 블로그에 불평불만을 적을 수도 있겠지만ㅋㅋ 그래도 지난 1년을 되돌아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겠다는 결정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도전이 예상과 다르게 돌아갈 수도 있고, 결국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것들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의 경험이 내 인생의 자산이 되고 시야를 넓히고, 생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
나도 처음에 대기업을 때려치고 영국에 갈 때에는 영국에서 좋은 직업을 찾아서 유럽에 눌러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영국은 합리적이고 여유롭겠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영국이라는 나라도 유토피아는 아니었다. 언어의 장벽과 문화차이와 같은 단점도 있었고, 한국에서 하던 일보다 훨씬 저급의 일을 해야 했다. 인터넷은 느리고 행정처리는 엄청 느렸다. 하지만 그 나라의 장점은 분명히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과 다른 인식의 차이같은 것들을 경험하며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 살 때 나의 불행했던 순간들의 원인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제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냥 내가 어떻게든 주도적으로 살고싶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는 퇴사 고민을 하다가 들어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회사가 너무 이상하고 짜증난다면 이력서를 잘 준비하거나 공부를 해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방법도 있고, 생활비를 미리 좀 모아놓고 회사를 그만둔 후 천천히 다른 길을 찾아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장점을 찾아 만족하거나 마인드 컨트롤을 하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 관점을 바꾸어 볼 수도 있다. 아니면 내 마음의 병이 생긴 건 아닌지 생각해보고 상담을 받거나 병원에 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내 인생이 너무 불행하고 내 성향과 안맞는 인생을 살고 있다면, 최대한 행복해 지는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
그러고보니 한국에서 회사를 때려친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돈도 많이 썼고 시간도 많이 썼지만 후회는 없다. 그동안 정말 고생했고, 열심히 살았고, 재밌게 살았던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고생해야겠지만 그 과정을 즐기면서 순간순간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고생했고 잘하고있어! 앞으로도 재밌게 살자!! 화이팅!!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행복하시길!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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